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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문정희
풀벌레나 차라리 씀바귀라도 될 일이다.
일 년 가야 기침 한번 없는 무심한 밭두렁에
몸을 얽히어
새끼들만 주렁 주렁 매달아 놓고
부끄러운 낮보다는 밤을 틈타서
손을 뻗쳐 저하늘의 꿈을 감다가
접근해오는 가을만 칭칭 감았다.
이 몽매한 죄,
순결의 비린내를 가시게 하고
마른 몸으로 귀가하여
도리깨질을 맞는다.
도리깨도 그냥은 때릴 수 없어
허공 한 번 돌다 와 후려 때린다.
마당에는 야무진 가을 아이들이 뒹군다.
흙을 다스리는 여자가 뒹군다.**********************************************
문정희 시인
수필가출생1947년 5월 25일, 전남 보성군
학력 서울여자대학교 대학원현대문학 박사
데뷔1969년 월간문지학 시 '불면'경력2014.09.~2015.
제40대 한국시인협회 회장수상2015. 제8회 목월문학상'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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