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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이성부
벼는 서로 어우러져
기대고 산다.
햇살 따가워질수록
깊이 익어 스스로를 아끼고
이웃들에게 저를 맡긴다.
서로가 서로의 몸을 묶어
더 튼튼해진 백성들을 보아라.
죄도 없이 죄지어서 더욱 불타는
마음들을 보아라. 벼가 춤출 때,
벼는 소리없이 떠나간다.
벼는 가을 하늘에도
서러운 눈 씻어 맑게 다스릴 줄 알고
바람 한 점에도
제 몸의 노여움을 덮는다.
저의 가슴도 더운 줄을 안다.
벼가 떠나가며 바치는
이 넓디넓은 사랑,
쓰러지고 쓰러지고 다시 일어서서 드리는
이 피 묻은 그리움,
이 넉넉한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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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부(1942 ~ ) 전남 광주 출생.
경희대 국문과 졸업. 1962년 『현대문학』에 추천 완료
196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가 당선.
1970년대 사회의식을 강한 시로 표현.
시집:<이성부시집>,<우리들의 양식>,<백제행>
<전야>,<빈 산 뒤에 두고> 등 -작성 김길순-'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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