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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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시의 밤은 슬리퍼를 끌고나의 이야기 2022. 10. 22. 00:03
도시의 밤은 슬리퍼를 끌고 김미연 밤의 발자국이 찍히고 있다 골목을 빠져나간 빛의 그림자도 어둠에 덮이고 구겨진 말들이 도시의 골목에 뿌려진다 칠흑 속으로 하루의 꼬리가 기울고 둥지가 없는 비둘기 떼는 고가다리 아래 부리를 묻고 허기진 밤을 보낸다 막차는 긴 노선을 끌고 사라지고 길을 놓친 자정이 우두커니 정거장에 서 있다 역을 붙잡고 살아가는 불빛들 포장마차 백열등이 푸념 섞인 반쪽의 귀가를 붙잡아 앉힌다 이 도시는 잠들지 못한다 야식을 싣고 질주하는 오토바이는 밤의 맥박 24시 편의점 골목 슬리퍼를 끌고 온 불면이 충혈된 시간을 달래줄 술병 하나를 들고 나간다 절룩거리는 새벽이 그 뒤를 따라간다 거리를 방황하는 저 많은 외박과 가출들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담뱃불에 밤의 심장이 타들어간다 시집 『지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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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르트를 알아본다나의 이야기 2022. 10. 21. 00:03
그의 대표적 저서와 명언 데카르트 1596. 3. 31~1650. 2. 11, 프랑스 투렌 라에 출생 저서: 《데카르트 철학 원리》, 《신학적·정치적 논고》가 있다. 명언: *좋은 책을 읽는것은 과거 몇 세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다.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세상을 정복 하기 보다는 자기 자신을 정복하라. * 진실 보다 더 오래된 것은 없다. 데카르트는 모든 형태의 지식을 방법적으로 의심하고 나서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직관이 확실한 지식임을 발견했다. 데카르트의 형이상학 체계는 본유관념으로부터 이성에 의해 도출된다는 점에서 직관주의적이나, 물리학과 생리학은 감각적 지식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경험주의적이다. 시 한편을 소개 한다. -작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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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을 다듬으면서나의 이야기 2022. 10. 20. 00:03
콩나물을 다듬으면서 이향아 콩나물을 다듬으면서 나는 나란히 사는 법을 배웠다. 좁히고 좁혀서 같이 사는법 물 마시고 고개 숙여 맑게 사는 법 콩나물을 다듬으면서 나는 어우러지는 적막감을 알았다. 함께 살기는 쉬워도 함께 죽기는 어려워 우리들의 그림자는 따로따로 서 있음을. 콩나물을 다듬으면서 나는 내가 지니고 있는 쓸 데 없는 것들 나는 가져서 부자유함을 깨달았다. 콩깍지 벗듯 던져 버리고 싶은 물껍데기 뿐. 내 사방에는 물껍데기 뿐이다. 콩나물을 다듬다가 나는 비로소 죽지를 펴고 멀어져 가는 그리운 나의 뒷모습을 보았다. *************************************** ※ 사물에 대한 이런 인식 능력은 탄탄한 주제의식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시적 인식이란 결국 자기가 지닌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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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웨슬리의<기도>나의 이야기 2022. 10. 19. 00:03
존 웨슬리의 내 가난한 마음을 가지소서 그리하여 영원토록 당신만을 향하여 열려있게 하옵소서 내 가슴에 당신의 도장을 찍으소서 그리하여 영원토록 사랑의 맹세만 아로새기게 하옵소서 ***************************************** ※ 이 글은 설명되어 있는 기도문이다. 그런데,"내 가슴에 당신의 도장을 찍으소서"와" 사랑의 맹세만 아로새기게 하옵소서"로 표현되어 있었서 시라해도 무방할 정도로 매력을 주고 있다. 표현은 이처럼 기도답게 하고 시답게 한다. -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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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젓가락나의 이야기 2022. 10. 18. 00:03
젓가락 최태랑 둘이 있어야 한 벌이 되는 젓가락 식탁 위를 휘젓고 다니는 저 날렵한 것들 누구와 짝이었는지도 잊어버리고 돌아다닌다 한 식당에 있으면서도 제짝을 모르고 산다 인연은 봄비처럼 왔다가 이별은 소나기처럼 간다 우연찮게 만나도 옛 기억을 모른다 수저통에 들어가면 모두가 한통속 둘이 같이 있을 때면 포개져서 울력을 한다 젓가락은 잡는 사람에게만 몸을 내준다 어떤 입에서 쪽쪽 빨리다가 또 다른 사람을 만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무심하게 입속을 드나든다 처녀 입에 들어갔던 것이 노인의 입속으로 들고 청년 입속에 들고 나던 것이 중년 여인 입속에 든다 일용직 노동자처럼 이리저리 끌려 다니는 생을 살다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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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시월에나의 이야기 2022. 10. 17. 00:03
시월에 문태준 오이는 아주 늙고 토란잎은 매우 시들었다 산밑에서 노란 감국화가 한 무더기 해죽, 해죽 웃는다 웃음이 가시는 입가에 잔주름이 자글자글하다 꽃밭이 사그라들고 있다 들길을 걸어가며 한 팔이 뺨을 어루만지는 사이에도 다른 팔이 계속 위아래로 흔들리며 따라왔다는 걸 문득 알았다 집에 와 물에 찬밥을 둘둘 말아 오물오물거리는데 눈구멍에서 눈물이 돌고 돌다 시월은 헐린 제비집 자리 같다 아, 오늘은 시월처럼 집에 아무도 없다 ************************************** ※ 문태준(1970년 ~ )은 대한민국의 시인이다. 1970년 경상북도 김천에서 태어나 김천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일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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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나의 이야기 2022. 10. 16. 00:03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시화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오늘의 시 류시화 시인님의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입니다. 지금 당신 옆을 지켜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그 사람이 사랑이라 불리는 사람이라면 오늘의 시를 함께 음미해봅시다. 한없이 나약해지고 또 한없이 보잘것없이 느껴지는 순간에도 그 사랑이라 불리는 사람은 늘 곁을 지켜주고 있었습니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리울 정도로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