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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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날 콩나물국밥집에서나의 이야기 2022. 12. 20. 00:01
눈 오는 날 콩나물국밥집에서 복효근 눈이 뿌리기 시작하자 나는 콩나물국밥집에서 혼자 앉아 국밥을 먹는다 입을 데는 줄도 모르고 시들어버린 악보 같은 노란 콩나물 건더기를 밀어넣으며 이제 아무도 그립지도 않을 나인데 낼모레면 내 나이가 사십이고 밖엔 눈이 내린다 이런 날은 돈을 빌려달라는 놈이라도 만났으면 싶기도 해서 다만 나는 콩나물이 덜 익어 비릿하다고 투정할 뿐인데 자꾸 눈이 내리고 탕진해버린 시간들을 보상하라고 먼 데서 오는 빚쟁이처럼 가슴 후비며 어쩌자고 눈은 내리고 국밥 한 그릇이 희망일 수 있었던, 술이 깨고 술 속이 풀려야 할 이유가 있던 그 아픈 푸른 시간들이 다시 오는 것이냐 눈송이 몇 개가 불을 지펴놓는 새벽 콩나물국밥집에서 풋눈을 맞던 기억으로 다시 울 수 있을까 다시 그 설레임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