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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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쥐불놀이나의 이야기 2023. 1. 3. 00:01
쥐불놀이 박종현 겨울 들녘에서 묵시록 읽고 있는 바람소리 들린다 책갈피마다 서성이는 빈 그루터기 소유를 벗어버린 계절이 맑은 햇살에 몸 씻고 다시 드러눕는다 샛별 같은 깨달음에 눈뜰 때까지 허기로 저무는 들판 내달으며 쥐불을 놓던 내 심심한 유년이 흙바람 속으로 자물려 와 눈을 감는다 불티가 난다 낯익어 외롭잖은 허공으로 꿈의 질량만큼 가볍게 날아오르는 불티. 아이들은 청보리 발목을 붙든 추위 녹을 때까지 떼고함으로 동맥을 덮히며 봄을 건진다 지순한 눈빛 하늘을 담고 불 꺼져가는 하늘 곁에서 나이를 먹었지-생략- 천 년을 발돋움해 온 들녘의 가슴팍 설익은 삶을 가둬놓은 시멘트집들만 널린 채 겨울 묵시록 시퍼런 목청이 전깃불을 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