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24
-
저 문을 열고나의 이야기 2023. 1. 24. 00:01
저 문을 열고 한관식 아들을 기다린다 아무도 찾지 않는 공간에서 아들의 첫 휴가를 그립게 손꼽았던 날 쌀을 씻고 밥물을 맞추고 계란찜에 동태국을 끓이면 멀리 재회의 썰물이 철썩 부딪혀 온다 질식하도록 고마운 인연이기에 무엇하나 바꿀 수 없는 눈물겨움이기에 늑골이 욱신하도록 생의 찬란한 순간을 공유하고픈 아비의 마음이지 싶다 밥물은 끓고 계란찜은 또렷하고 동태국은 바다를 나르고 그래도 누추한 밥상이 먼저이기에 순간 생각난 듯 마트에서 대패삼겹살을 사온다 불판에 올리면 순간적으로 익어갈 열기를 맞춰두면서 조급함에 시계를 챙긴다 이만큼이나 시간이 앞질러간 듯 뜀박질하는 골목 소음에서 항시 열어둔 귀를 세우고 아들의 발자국을 채집하기 위해 몸을 낮추면 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첫 휴가의 환한 아들의 얼굴은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