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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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갈대밭머리 2나의 이야기 2023. 3. 10. 00:01
갈대밭머리 이혜선 '철마는 달리고 싶다' 그 심장에 쓰인 하얀 글씨 혼자 달린다 민간인 통제선 안, 월정리 역 전쟁 때 폭탄 맞은 기차와 레일 녹슬고 뒤집혀 하늘 보고 누워 있다 밤마다 내 몸뚱이가 늘어난다 비틀리고 우그러진 레일 두 줄기를 이어서 뻗어간다 달의 심장 한 조각 훨훨 벌판을 달린다 비무장지대바다 건너 길게 기적을 울린다 철원평야 갈라진 궁예의 갈비뼈들 철의 삼각지에 묻힌 후예의 갈비뼈들 새빨간 피의 능선 올라 절룩이며 한탄강을 건너간다 뒤집혀 출렁이는 물결 위 눈 떠보면 아직 나는 갈대머리 찰진 흙 속에 군번 없는 해골로 누워있다 갈대꽃 하얀붓이 하늘도화지에 쓰고 있다 '이제는 모두 달리고 싶디' *문학과 통일제8호 초대 시 이혜선- 1981 추천. 문학박사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문체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