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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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별로 나타난 나의 큰언니나의시 2021. 11. 9. 00:02
샛별로 나타난 나의 큰언니 김길순 언니 가신지 벌써 9일이 되네요. 동생 황실이 이름 유언장에 남겨준 나의 큰언니 거동이 불편하여 요양원에서 지내며 코로나 때문에 이년 가까이 찾아뵙지도 못했는데 비보를 받게 되었네요. 요양원에서 휠체어 타고 생활하면서 작은 가방 안에는 늘 수첩을 들고 있은 언니 “울고 넘는 박달재” 노래 가사도 한편에는 불어 인사말“꼬망 딸레부”도 한 가득 쓰여 있었다고 하네요. 의식이 있는 날까지 학문과 미술을 그리며 보내셨다고 전해주네요. 새벽녘 베개가 젖도록 눈물 흘리며 일어나는 순간 창밖을 보니 멀리 앞산에서 샛별이 반짝거렸어요.. 벌써 샛별 되어 동생 찾아준 나의 큰언니여! 영원히 불멸하소서! 공감은 아래 하트를 눌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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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첫날 아침나의시 2021. 11. 1. 00:02
11월 첫날 아침 김길순 길을 가다가 문득, 시계를 보니 시간이 억새처럼 가지런히 서서 어깨동무하고 바람에 흔들린다. 하얀 머리 흔드는 억새처럼 내 일생일대 이 시간은 다시 오지 않으리. 마른 풀잎들 사각거리고 무서리 하얗게 내리는 쓸쓸한 나의 11월 첫날 아침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시간에 겨울 준비, 동치미 담그고 김장하고 매주 쑤는 바쁜 일상이 지나면 나도 릴케처럼 시간을 붙들지 못하고 11월 나무들처럼 서서 자리매김하는 한 달을 보내리. 공감은 아래 하트를 눌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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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지나가는 길목에서나의시 2021. 10. 19. 00:02
가을이 지나가는 길목에서 김길순 요즘 세상사는 우리들을 힘들게 할지라도 자연은 질서 따라 계절을 선명하게 한다. 야무지게 익어 벌어진 알밤이 윤기 미소를 보내고 머루 먹빛 산포도도 익어 시장에 나와 선을 보라 한다. 그러나 풍요로운 결실 뒤에 남는 건 무엇일까. 모두가 공허요. 고독이요. 어둠이 아닐까? 계절이 지나가듯 인생은 나그넷길이란 노래도 있듯 잠시 왔다가 돌아갈 인생인 것을 내 인생만은 영원한 것인 양 물질 소유에 연연하는 것은 어리석음을 알게 된다. 공감은 아래 하트를 눌러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