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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내발 김길순 무겁고 힘든 순간에도 일어서서 움직여 주며 자식 키우고 바쁜 순간에도 기계처럼 기름칠 한번 못 하고 살아온 내 발 이었지. 이제 삶이 조금 조용해 졌으니 매만져 줘야지 겨울 들어 까칠한 발바닥 만지는 순간 얼음위 금가듯이 쫙쫙 금이 가있네. 두 손으로 감싸며 ..
휴대폰 에티켓 김길순 요즘 거리를 가다보면 그전에 그리 많았던 공중전화박스는 찾아보기 힘 든다. 초등학생들도 휴대폰을 가지고 있으니 집과의 연락을 수시로 할 수 있는 요즘이다. 문제는 공공장소 특히 버스나 기차 여행을 할 때에 옆 사람에게는 실례되지 않게 간단히 용건만 말했..
한해를 보내면서 김길순 사람들은 나이 먹는 걸 제일 싫어한다. 늙으면 주름살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 젊음을 조금이라도 유지하려고 보톡스 주사를 맞고 하지만 가는 세월에 당할 자는 없다. 일찍이 어느 나라왕은 오래 살기위해서 불로초를 구했지만 모두 다 생명은 끝이 있었다. 젊음..
나의 버팀목 김길순 세상의 부모님들은 다 그렇듯이 들에 핀 야생화 같이 강인하게 살 수 있었든건 젊었을 때는 아이들이 버팀목이었지. 비바람 맞으며 겨울을 이겨 내는 소나무처럼 부지런히도 달려 왔었지. 인생의 서리내리고 세월따라 살다보면 기쁘나 슬프나 힘들 때 함께하고 늙으..
어머니 생각만 하면 김길순 어머니 생각만 하면 가슴 뜨겁게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내안의 영원한 불꽃으로 살아있습니다. 천만번 불러도 부족한 나의 어머니 죄송합니다. 그 말밖에는 나의 소원은 이 다음 하얀연기 얕게 깔리는 고향집에서 아궁이에 불넣으며 도란도란 언니 오빠 하며 ..
남편이 하는 말 김길순 인생이란 뭐냐 하면 있다가도 없어지는 바둑판이다. 바둑판은 하늘과도 같은 것 뜬구름 모였다 흩어지는 하늘이다. 하늘은 흑黑을 다스리는 빈 마음…… 먹구름 몰려들어 눈 가리는 흑심을 버려야 하느니라. 더 둘 곳이 없으면 어찌해야 합니까? 백과 흑의 계산을 ..
씀씀이가 헤퍼진 나 김길순 나는 언제 부터인가 많은 돈은 지갑에 없으면서도 지갑은 통통하다. 주민등록증에다 현금카드 전철 버스 탈 수 있는 카드, 병원 카드, 미용실 티켓카드 등등이다. 어떤 이는 현금이 아니면 물건을 사지 않고 카드는 일생에 써보질 못했다는 사람의 말을 들을 ..
한장 남은 달력 김길순 처음 만났을 때는 삼백예순 닷새 마음 꽉 차있었는데 어디론가 날아가고 텅 비었네. 보내고 날이 새면 또 다시 만났는데 약속표시 해놓은 숱한 날들도 휴지 속으로 사라져갔네. 쉬는 일 없이 앞으로만 가더니 마지막 장 남았네. 벌써 벽에 걸릴 새달력 빨간날 파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