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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나물을 무치면서

해바라기 진 2012. 10. 10. 06:37

 

 

 

 

 

 

 

 

 

 

 

 

 

 

 

 

 

 

 

 

 

 

 

 

 

가지나물을 무치면서

 

                                       김길순

 

 

텃밭에 진보라가지 주렁주렁

쭉쭉 보기좋게 매달려 있더니

시장을 거처 집으로 왔네.

 

요리에 앞서 나는 궁리하네.

삼삼한 가지나물로 할까

아니면 으썩으썩 썰어 후라이판에

얼큰하게 불고기 하듯 볶아 볼까

 

여름날 구멍 뚫린 채반에 찐 가지

여러 갈래로 짝짝 찢어

삼삼하게 무치면

보들보들한 입맛돋구어 주는데,

꼭 떠오르는 생각 하나

어머니의 양념 묻은 손과 참기름 냄새

코끝을 스치지.

 

그래서 그 향수 못 잊어

그이도 가지나물 무치면 어머니 생각이 나나봐

짝짝 찢어 무칠 때만 꼭 감탄사를 한 마디 한다네.

이렇게 무치면 제일 맛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