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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이 물들어 가는 가을 풍경
해바라기 진
2012. 10. 12.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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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이 물들어 가는 가을 풍경
김길순
가을이 되면 고향이었던 경북 마을이 생각난다. 황금빛 들녘을 지나
아담한 시골 마을에 접어들면 담장위로 가지마다 무겁게 매달린
감이 가을빛을 받아 찬란히 반짝였다.
주홍색으로 좀 더 익은 감은 연지색을 띄우며 껍질은 얇게 투명하게
터질듯 달려있었다. 어느 집 대청마루 끝엔 곶감을 말리려고 주렁주렁
매달아놓은 풍경이 보기만 해도 풍성했었다.
나는 비교적 단단한 단감을 좋아 하는데 남편은 제대로 익은 홍시를
유난히 좋아한다. 인간도 제대로 수양이 되지 않으면 떫은 감 맛이나듯
떫은 감과 인간의 완숙미를 생각해 본다.
요즘 자연으로 익은 감 찾기가 어려운 도시 현실이다.
투명한 감 표면이 바람에 흠투성이가 되어도 자연으로 익은 감은 실로
달기만 하다.
가을바람 부는 고향 하늘이 스칠 때면 감이 익어가겠지 하고 생각이 된다.
땡감이 붉게 익듯이 인생도 삶의 진 맛을 우려낼 수 있는 홍시같이 고운
모습 비춰주는 자화상이 되어야 할 텐데 하고 지나가는 계절의 길목에서 나를
점검 해 보는 가을의 하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