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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가 생각나는 날

해바라기 진 2012. 11. 27. 06:08

 

 

 

 

 

 

 

 

 

 

참새가 생각나는 날

                                                             김길순

 

 

참새는 배가 고파서도 울고 무서울 때도 운다. 요즘은 풀밭에서도 둥지를

틀지만 오래전엔 지붕 추녀 끝에다 새집을 지어 알을 낳고 새끼를 부화시

키기도 했다. 심술궂은 뱀은 큰 나무에서 지붕으로 건너가 어미 참새와

새끼들을 모두 잡아먹었다.

 

사전 그 기미를 알아차린 참새가 짹짹지저귀면 부근에 있는 참새들도

동원해서 소리높여 짹짹거리지만  뱀은 봐 주지를 않았다.

 

또 하나는 공기총을 가진 사냥꾼이 나오기 전 새총을 가지고 참새를 겨냥해

잡는 이들이 있었다. 용케도 많이 잡아 허리춤에 주렁주렁 꿰고 다니는 걸 본

기억이 어렴풋하게 떠오른다.

 

그 잡은 참새를 구워 먹는걸 보기도 했지만 애초 포장마차가 등장했을 때는

참새를 구워 팔기도 했다. 꼬지로 구워 술안주로 먹는다고 했다. 청개천 거리

포장 마차옆을 지나노라면 볼 수 있었다.

 

참새가 조용 할 때는 먹이를 먹을 때였다.

멍석에 곡식을 늘어 놓으면 떼를 지어 날아와 조용히 배불리 먹고 날아갔다.

 

또 하나 전깃줄에 참새 가족이 모여 재잘 거리다 갑자기 소리가

뚝 끊기면 조금 있다가 일제히 날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새총으로 새를 잡는 이는 주로 눈오는 겨울날이었다,

참새가 눈송이 나무가지에 앉을 수가 없으니 주로 지붕처마에 집을 짓고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겨울이 되니 생각이 난다.

 

날기전엔 잠시 침묵하다 호르륵 날아가 버리는 참새

사람도 이야기를 하다 갑자기 일어서서 가면 안 된다. 새들같이 잠시 조용하게

있다가 일어서서 인사하고 헤어지는 것이 바른 예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