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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해바라기 진
2013. 3. 15. 06:05
바람
김길순
비금도에는 해풍이 마을로 강하게 불어오는 것을 막기 위하여
산등성이에 바람벽을 쌓아 두었다지. 마을에서 자라나는 섬초 시금치는
납작한 자세로 바람을 이기고 푸른 이파리로 우리식탁에 찾아오지.
세상에 바람은 참 많지
찬바람 돌개바람 비바람 봄바람 산바람 강바람
두자로 된 바람이 가장 무섭다네.
남녀가 가정을 두고 이탈하는
그 바람이 가장 무섭지.
흔들리는 혼탁한 바람은 애초 만들지 말아야 하네.
우리들의 간절한 바람은 희망이요, 꿈이요.
부푼 설렘 속에 남녘에서 불어오는
민들레 홀씨도 날려주는 봄바람을 맞이해야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