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의 모성 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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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의 모성 본능
김길순
아파트에서 내려다보면 현관문이 길 쪽으로 나있는 할머니집 그 앞에는 언제나 비둘기 가족이 모여든다. 옥수수
가루며 먹이를 심심찮게 뿌려주기 때문이다. 지난번 조류병이 온다하여 비둘기 모이를 주지 말라고 할 때도
할머니는 매일 같이 모이를 주었다.
작년 폭우가 지던 어느 날은 해는 지고 비는 쏟아지는데 비둘기 한 마리가 날아가지 않고 집 주위를 맴돌았다고 한다.
날이 밝아오자 할머니가 주위를 살펴보니 대문 위 빈틈에서 날개가 보이는데 미동이 없자 건드려 보니 어미가 죽어있었다고 한다.
꺼내어 보니 알 두 개를 품고 있다가 비가 쏟아져 알을 옮길 수도 없게 되자 어미는 알만 품고 있다가 변을 당했다고 한다. 모성 본능은 비둘기를 봐서도 알 수 있다. 요즘 어쩌다 뉴스를 보면 산모가 생후 며칠 안 되는 아기를 길거리에 버리고 갔다는 뉴스를 접 할 때는, 이런 어미는 비둘기보다 못한 어미이다. 생명을 준시하고 본연의 사랑을 품을 줄 아는 비둘기 모성을 닮은 소식을 전해 들어야 살맛나는 세상이 될 텐데하고,
오늘도 비둘기 모이를 가득 실은 노인유머차를 밀고 가는 할머니를 내려다보며 작년 그 어미 비둘기의
모성이 어버이날을 앞두고 눈앞에 자꾸만 밟혀옴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