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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사온 탁상시계
해바라기 진
2013. 5. 21. 05:56
새로 사온 탁상시계
김길순
신혼살림을 시작하며 벽걸이 시계를 사려고 남대문 시장을 누벼서 사왔었다.
용케도 마음에 드는 괘종시계를 사와서 걸어두고 느릿느릿 흔들리는 종을 보며
시간마다 땡땡 알려주는 종소리를 들으며 아이들 크도록 고락을 같이 했었다.
사람들이 소음에 지쳐서 교회 종소리도 못 치게 할 즈음 소리 안 나는 전자시계
벽걸이로 나도 바꿨다.
지금은 뻐꾸기가 노래하면서 문을 열고 인사하던 그러한 시계도 찾아 볼 수가
없을 정도다. 지금 마루에 걸린 전자 회전 시계는 10년이 지났어도 건전지만
가끔씩 갈아주면 지금까지 잘도 가고 있다.
그런데 탁상시계는 얼마 안가 또 멈춰 섰네.
오늘은 구입하면서 회사명도 자세히 보며 값에 연연하지 않고 예쁘고 투명하게
비춰 주는 것을 골라 왔다.
새로 사온 탁상시계여!
내 숨소리와 호흡을 같이 하며
눈과 귀 감각의 친구가 되어 주렴
나와 生을 같이 하는
동반자처럼
하얀 얼굴에 까만 숫자
초침이 잘도 돌아가네.
화살 같이 빠른 세월이
앞으로만 당기고 있나 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