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시
택배로 온 봄 선물
해바라기 진
2014. 4. 15. 06:00
택배로 온 봄 선물
김길순
박스를 뜯어보니 여고동창 친구가 보낸 새순 두릅이었네. 10년 전 서울의 생활을 접고
경주 토함산 기슭에 벚꽃심고 여름 밤이면 반딧불이 날아들고 푸른 별이 흐르는 그러한 곳에
황토 집 짓고 사는 친구, 집 앞 도랑가에 심은 두릅나무가 선하게 다가오네.
곧이어 아래 동서가 택배로 보낸 상자에는 새로 돋아난 뽀얀 쑥과 봄김치 한통까지 보내줬네.
짧은 편지에는 쑥국도 좋지만 부침개 해 먹으면 더 맛있다는 글이었네.
혼자 즐길 수 없어 두릅과 쑥을 가까이 사는 친구 집에 조금이지만 논아 주었다네.
주말 저녁 밥상에 두릅나물 살짝 데쳐 양념장 해놓고 쑥국과 부침개로 그이에게 택배로 온 봄나물 소식
전해 줬다네. 소박하지만 나누어 먹는 한국 정서의 즐거움 가슴 가득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