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시

탱자

해바라기 진 2014. 10. 16. 06:00

 

 

 

 

 

 

 

 

 

탱자

                                    김길순

 

 

늙어도

아주 곱게 늙었다.

 

가을이면

미선이가 부럽다.

 

그 쭈글쭈글한 얼굴에서

순하게 살아온 인생을 읽는다.

 

세월이

강물처럼 흘러간 후

가시 울타리 속에서 탱자가 익듯이

그녀의 말씨에서는 향내가 난다.

 

경주 최 부잣집 뒷마을

황남리 과수원 울타리

손짓하뎐 탱자처럼

미선이는 늙어도

아주 곱게 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