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고비에 와서>신경림 시

해바라기 진 2017. 6. 28. 01:30






                                                           


    ※ 문학의 오 여름호에 실린 신경림 시인의 <고비에 와서>시 한편과

    이경철 문학평론가님이 쓴 김남조시인이 지난 5월12일

    <제29회정지용문학상>을 수상한 내력과 그가 걸어온 발자취를

    볼 수있는 글이 P114~119까지 실려있다. 아래 생략해서 글을 올렸다.




고비에 와서

                                                           신경림


별만 보자고 여기까지 와서 초원에 누웠건만,

어쩌자고 별 사이로 평생 내가 걷던 길이 보이나. 

목로에 모여 앉았던 동무들이 보이고,

남루한 옷가지와 찌그러진 신발짝이 보이나.

별 말고는 아무것도 보지 말자고,

더 아름다운 것도 보지 말고 더 빛나는 것도 보지 말고.

오직 별만 보자고, 여기까지 와서 누웠건만,

어쩌자고 별 사이로 하늘을 가득매운 별 사이로

담장 안에 숨어 피었던 복사꽃이 보이고,

진창을 건너가던 빨간 등불이 보이나.

별 사이로 하늘을 가득 매운 별 사이로 마지막엔

어쩌자고 철없이 여든을 넘긴 늙은이 하나 보이고,


오직 별만 보자고, 여기까지 와서 누웠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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