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시
갈대밭을 지나며
해바라기 진
2017. 10. 20. 01:00
갈대밭을 지나며
김길순
기러기 울어 예는 하늘 구만리
박목월작사 노랫말이 생각나는 가을
하늘은 점점 구만리로 높아가며
기러기 떼 줄지어 날게 되고
늪에서 자란 갈대는 고개를 젓기 시작한다.
소슬 바람이 불면 날카로운 잎사귀 끼리
부딪쳐 상처투성이
바람 부는 대로 한들거린다.
일몰의 끝자락에 설 때
멀리서 바람에 날리는
은빛 머리 결
끝내는 떠날 수 없어 갈대머리 흔들며
회색 솜털 뿌린다.
저 가녀린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