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시
가로수 은행열매가 톡 톡 떨어지다
해바라기 진
2017. 10. 23. 01:00
가로수 은행열매가 톡 톡 떨어지다
김길순
자동차 지나가는 아스팔트 길옆 인도에
은행 열매가 익어 톡 톡 톡하고 하나 둘 떨어진다.
혹시 옷 위에 떨어질까 지나는 이들은
빠른 걸음으로 지나친다.
여름내 인도에 그늘을 준 잎들은 노랗게 물들고
잎보다 먼저 떨어지는 은행열매.
자동차가 지날 때도 그 위로 또르르 떨어져
분주한 청소부의 비질소리와 가을바람소리가
부산하다.
깨알처럼 모두 톡 톡 떨어뜨리고
그 뒤를 이어 노란 낙엽이 사뿐히 쌓이려나 보다.
푸른 보자기 같은 서울 하늘을 보고 걸으며,
천년을 산다는 은행나무라지……
오래전 어머니께서도 건강에 좋다는 말만 믿고
드시던 기억도 되살아 오른다.
전자레인지에서 톡톡 껍데기 벗겨지는 소리도 함께
내 마음은 어느듯 은행 속처럼 연초록으로
투명하게 물이 드는 가을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