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난자 수필가님의<수, 이미지 변주>를 읽고
맹난자 수필가님의<수, 이미지 변주>를 읽고
실험수필 윤재천 엮음(2014. 3.30) P~165-175까지
에서 재미난 부분을 옮겨본다. 숫자 1~에서 10까지 얘기가
펼쳐지는데 몇가지만 올려본다.
1― 1자를 보고 있으면 푸른 바다 위에 떠 있는 한 척의 작은 돛단배가 연상된다.
어디론가 떠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출발의 표지로 그것은 내 앞에
펄럭이는 깃발로 서있다.-생략-
2― 숫자 2에서 어느 수필가는 무릎을 꿇고 앉은 소녀의 모습을 떠 올렸다.
허긴 주역(周易)으로 2태백은 소녀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내게는 2자가
한 마리 물새처럼 보인다-생략-
3―3은 구만리 장천(長天)나르는 기러기떼.
33의 각도를 왼쪽으로 조금만 틀면,33을 계속 눈으로 그려나가면 아득한 하나의
소실점이 되고 만다.
4― 4는 동서남북. 지도 위에 그려진 나침반 같다. 완고하게 땅을 딛고 선 내게
어느 분은 친절하게 타이르신다. '조고각하'(助顧脚下) 그대의 발밑을 잘 보라.
5―5유니크한 모습5에서는 왠지 모르게 귀족적 오만 같은게 느껴진다. 5는 의자를
조금 당겨 앉은 모습 같다. 그리고 턱을 앞쪽으로 조금 내밀고 있는 프랑스의 시인
폴 발레리의 캐리커처를 떠오르게도 한다.
'메마른황금 껍질이 어느 힘의 요구에 따라 찢어진 반쯤 열린 가슴'속에 우르르
쏟아진 듯한 루비 빛 깔의 석류알.
7―7 럭키세븐. 서양에서는 7을 '행운의 수'로 꼽는다. 그러나 동양에서는 '변화의 수'로
아주 신중하게 대접한다. 사후 7·7의 49제를 중시하는 것도 그 때문인 것 같다. 7은
매양 다시 시작하는 숫자. 일주일이 그렇고 일곱 빛깔의 무지개가 그렇다.
-생략-
대략 6가지만 골라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