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시
기나긴 동짓달 밤에
해바라기 진
2017. 12. 25. 01:00
기나긴 동짓달 밤에
김길순
오후 다섯 시가 넘으면 어둑어둑해지고
불을 켜면 기나긴 밤이 시작된다.
서둘러 저녁을 지어 먹게 되고
깊은밤 출출하면 냉장고를 열게 된다.
동지가 지나고 크리스마스가 왔다.
연말에 마무리할 일을 생각하며
테레비전 뉴스를 조금 보다가
블로그 글 준비를 하다가
지난 여름에 떠나가신 시어머니 생각
하염없이 가슴에 고이는 눈물은
가슴을 휘젓고 지나간다.
영이별은 후회를 남기나 보다.
좀 더 잘해드릴 걸 세월을 돌릴 수는 없다.
초침은 째깍째깍 뛰지만
동짓달 긴긴 밤은 길기만 하다.
새벽이 그리 쉬이 오지 않을 것 같다.
엿새 지나면 대망의 새해가 온다.
다소곳이 의기양양할 수는 없을까
아무래도 이 동짓달 기나긴 밤에
동치미라도 꺼내어 먹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