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시
조개젓갈
해바라기 진
2019. 7. 1. 01:00
조개젓갈
김길순
어릴 적 시골에서 서울로 이사를 해왔었다.
서울의 봄날 새벽 공기는 남녘보다 차가왔다.
그 때는 집집마다 수도가 설치되지 않았다.
한곳에서 물을 길어올 수 있는 공동수도가 있었다.
새벽이면 물통끼리 부딪치는 소리
두부장수는 종을 흔들고
뒤이어 새우젓 조개젓 어리굴젓 명란젓 사려!
그 때가 되면 잠자리에서 일어나기가 무섭게
학교 갈 준비를 서둘러했었다.
어제는 대형마트에 들러,
마지막으로 식품 부를 돌게 되었다.
코너에서 시식행사를 하는데
직원이 조개 젓갈을 맛보라며
요지에 끼워서 주었다.
짠 것이지만 맛을 보게 됐다.
짭조름한 맛! 바닷가 갯냄새도 묻어 나오고
어릴 적 새벽에 외치던 새우젓 장수의 목소리도
번개처럼 머리를 스치고 지났다.
그날 이후 식탁에 오른 조개젓은 그이도
토속적인 짭조름한 맛에 공감을 해주어서
끼니때마다 한방의 감초처럼 꼭 올려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