댁의 며느리는 안녕한가, 글을 읽고
댁의 며느리는 안녕한가, 글을 읽고
김길순
댁의 며느리는 안녕한가.
숙명여대 명예교수님의 글을 읽고 필을 들었다.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시인의 문학상 수상 축하식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
지하철까지 같이 택시로 가자고 같이 등승하게된 지인들 그동안 글쓴 이야기로 시작하여
최근에 일어났던 일들, 가족일부 안부, 사회문제까지 대화의 주제가 풍성해지기
시작했는데, 한 분이 갑자기 화제를 돌려 며느님 있습니까?
물으시더니 "들어보이소. 실화입니다.
올 추석에 안 있습니까? 아들 둔 아는분 이야기입니다.
시골에 내려온 아들 며느리 넷과 손자들이 시어머니가 차린 추석 음식을 배불리 먹고
모두 즐겁게 오전 시간을 보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들이 설거지를 마치고 쉬고 있는 동안
이것저것 농사지은 햇곡을 챙겨 큰아들과 작은 아들에게 각각 차에 실으라 하고나서
송편이니 전이니 햇김치, 과일등을 검은 비닐봉지에 겹겹이 싸서
며느리에게 가져가 먹으라고 주었다.
음식봉지를 받은 작은 며느리는 시어머니 몰래 살짝
쓰레기통에 집어넣고 총총 집을 나섰다.
그 광경을 목격한 큰며느리는 시어머니가 주시는 검은 비닐봉지를 감사하다며
받아들고 곧 이어 차에 올라탔다.
노모는 저녁 노을을 바라보며 하마 자식들이 집에 도착했을라나 중얼거리며 성격이 좀
까칠하고 음식을 가려먹는 작은 며느리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다.
"왔다가느라 애섰네. 먼길 고생 했다. 애기들 잘보고 잘 지내 잉~. 네에~~
어머니 싸주신 반찬은 잘 먹겠습니다."
다시 큰 며느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 차 안밀렸는가?" 힘들게 다녀가느라 욕봤네.
아까 다들 있어 미처 말 못했는디
거기 검은 봉지에 보면 천만원 들었응게 새 차 사는 디 보태 써 잉?
천원짜리도 있고 오백원짜리도 동전도 있는디 꼭 천만원이여.
잘 셔보고 틀림없을 겨, 서 너 번 셔봤응게 잘 맞을겨,"
네에? 몇시간 전에 휴게소 쓰레기통에 던져 버린 검은 비닐봉지,
그 안에 천만원이 들어 있다니 기절할 듯 놀란
큰며느리는 현관문을 박차고 냅다 달렸다.
갈길이 막막하자 달리던 발길을 멈추고 쪼그려 앉아 가쁜 숨을 고르고 있을 때
뒤 쫒아 온 남편이 무슨일이 있냐고 물었지만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
형편이 어려운 큰아들을 위해 푼푼이 모은 돈이었다.
이야기를 다 듣던 택시기사 양반이 덧붙여, 한마디 말씀을 안 하고 주셨나?
그 며느리는 되레 원망할 사람이어요. 요즘 며느리들 하도 잘나서 그렇습니다.
그토록 힘들게 모은 시어머니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그 검은 돈 봉지가 돌아가기를 마음으로 간절히 빌었다.는
작가의 마음과 같이 나도 그렇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김미정 화가의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