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누이 생각>이상국 詩

해바라기 진 2019. 12. 18. 01:00





누이 생각

                                                      이상국


누이라는 말 그립다


무정한 나의 어머니는

아들 삼형제만 낳아서

오빠라는 말 한 번 듣지 못하고

여기까지 왔는데


뜸북새 우는 봄날

눈이 퉁퉁 부어서

말 타고 서울 간 오빠 기다리던

누이들은 어디갔나.


없는 집에 시집가 못난 놈에게 얻어멎고 살다가

어느 날 아이 하나는 업고 하나는 걸려서 들어서더라도

나는 바위 같은 네 친정 오빠


누이여

내가 남의 말 따라다니다가 해가 져도 못 돌아오고

혹은 세상에 차마 부끄러운 일을 했더라도

그저 바라보기만 하던


없는 누이여

이름만 불러도 눈물 나는데


봄이 와도

뜸북새는 울지 않고

그 많던 누이는 다 어디로 갔나.


※ 위의 시는 <시인동네>(2018,5월호)실린 이상국 시인님의 작품입니다. 


★ 위의 시에 누이는, 상상 속 누이라 봅니다. 시인이 상상하는 누이의 사악하고 "못난"

    남편의 자리에 그 장한"오빠"를 대입하면, 불쌍한 누이는 이제 당신의 아내가 된다.

                                <아리아드네의 비평>에서



   

                                                                        하철경 화가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