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시
벚꽃 피는 계절의 관계
해바라기 진
2020. 4. 3. 00:10
벚꽃 피는 계절의 관계
김길순
사월 초순이면 경주 불국사 오르는 길이라든지
양산 통도사 가는 길목에는 벚꽃이 터널을 이룬다.
서울 여의도 길목에도 벚꽃 터널이 길게 이어지겠지만
올해는 어디에도 꽃은 꽃대로 피고 질 뿐
집안에 갇혀있는 사람들과는 아무 상관도 없으리라.
언젠가 중국 조선족 김철웅 교수가 일본 유학 시절에
일본의 벚꽃(사쿠라)은 거대한 꽃너울처럼 천산만야를
새하얗게 덮는다고 표현했다.
그 글에는 작달막한 일본 노인 요시가와 내외분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의 부인은 나막신을 살살 끌며 나왔다고 한다.
그 분은 "난 아시아의 이웃 나라에 갈 면목이 없소. 지난날 일본은
큰 죄를 지었소, 하지만 여태껏 피해국에 진심으로 반성하고 배상하지
않았소. 아시아 여러 나라에 대한 사죄를 하지 않고 오리발만 내미는
아베 정부를 이해할 수 없소.“ 이렇게 말했다고 썼다.
적어도 그들은 일본의 사쿠라의 미학과는 궤도를 달리하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사쿠라 꽃은 활짝 피었다가
가뭇없이 사라지는 꽃이라 했다.
그들도 일제에 겪었던 피해의식이 남아있는 것 같았다고 했다.
사쿠라 사쿠라 하면 그들도 조센징 조센징 하던 조롱이 떠오르는 것 같다고 했다.
꽃이나 사람이나 결국은 관계인 것 같다.
태초부터 아름다운 관계가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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