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詩)첼로 (임미옥)

해바라기 진 2020. 11. 10. 00:05

 

 

첼로 / 임미옥

             

눈물

어리게

투명한

날이면

 

첼로를

켠다

 

태양을 삼키고 침묵하는

오래된 나무 아래 비스듬히 누워

신의 藏書를 읽고 있는 그의 머리카락에

이마와 눈썹,콧날과 입술, 그리고 턱과 목

어깨와 가슴,팔과 다리, 손끝 발끝까지

순전한 향유 부어 보드라운 융으로 닦으면

다갈색 눈부신 나신 드러내며 한 걸음 다가오고

꿈꾸는 네 줄 현 팽팽히 당겨 조율하면

산맥처럼 불끈 솟구쳐 뛰는 혈관

 

꿈 잃고 떠돌던 허무의 활대 방황의 나래 접고 스미듯 다가앉아 힘찬 혈맥을 타면

 

핏빛으로 피빛으로 떨리어 울리는

원융무에, 내 마음의 심연에 끝없이 여울져오는

낮은자리표의 간절한 기도에 천지를 휘감아 돌며 화답하는

창공의 메아리, 마음과 목숨과 뜻을 다한 사람은 아름답

거니 진실로 아름답거니 죽는 날까지 그 사람 우러르는

해바라기,달맞이꽃, 별똥지기의 눈빛 만발한 세상은 향기로

우리 참으로 향기로 우리 강하기에 질풍맞아 비틀거리고 쓰러

지면서도 끝내는 신의 햇볕에 고색창연한 색으로 물드는 가을

산야 그 넉넉한품과 든든한어깨에 기대어 안겨 잠든 달빛에

이슬 내리는 밤 커피향내 진하게 밴 골방에서 밤을 새운 눈물의

기도로 불붙인 맑은 등불 들고 걸어가는 세세생생 영원무궁토록

변함없이 울리어 펼치리

再生의

선율


홍덕기 무용사진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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