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시

평창 발왕산에서

해바라기 진 2020. 11. 6. 00:05

 

평창 발왕산에서

김길순

 

그 푸르던 잎들은 어느덧

낙엽으로 휘날려 사라지고

나목만 키대로 서 있었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

고사목 줄기와 가지 사이로

밤이면 푸른 별들이 내려와

고독의 친구가 되어줄 것이고

 

조락의 계절 발왕산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본 풍경

옷 벗은 나무들에 다가가

따뜻한 체온으로 품어주고 싶었다.

 

강인한 나무들이여! 마유목이여!

새봄이 되면 오랜 잠에서 깨어나라

 

 

 

마유목-하나의 몸통나무에서 두 종류의 나무가 함게 사는 나무
김인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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