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박재삼 詩 울음이 타는 강

해바라기 진 2020. 11. 24. 00:05

 

 

※ 가슴에 잔잔한 감동을 주는 시 한편을 올립니다.

 

 

울음이 타는 江

                                             박재삼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둥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 강을 보것네.

 

저것 봐, 저것 봐

네보담도 네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 물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가는

소리 죽은 가을 강을 처음 보것네.

 

 

● 박재삼 1933년 4월 10일~1997 6월 8일

경상남도 삼천포고등학교 졸업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중퇴

활동기간 1953~ 1997

전 언론인, 전 정치인

장르 시문학. 수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