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코다리 와 전화

해바라기 진 2023. 1. 2. 00:01

 

 

  코다리와 전화  

                                                           김길순

 

내가 젊었을 때는 가끔 밑반찬으로 코다리 조림을 해서

상에 올리곤 했었다. 자녀들은 다 자기 보금자리를

찾아가고 둘이서 살고 있다.

 

요즘은 밥을 많이 먹지 않아 밑반찬도 줄어들었다.

며칠 전 그이가 귀가 도중 길에서 전화를 걸어왔다.

코다리가 여덟 마리에 만원이라는데 사갈까 하는 말이었다.

나는 손사래를 쳤다.

여덟 마리 장만도 힘들거니와 둘이서 다 먹으려면 어휴!

 

오늘 운동을 끝내고 오다가 시장길에서 그 코다리

트럭을 보았다. 나는 네 마리만 샀다.

가끔 보리밥 생각이 나듯이, 그이도 코다리의 맛이 그리운가보다. 

 

그이가 코다리를 토막내어 주고 나는 맛있는 양념을 해서 조렸다.

상위에 오른 코다리 조림이 반질반질 윤기가 흘렀다.  밥 한 그릇은

뚝딱 할 수 있어 보였다. 그 이의 미소를 보며 사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아! 나는 다이어트만 아니면 갓 지은 밥에 세 토막은 먹을 수 있을 텐데

한 토막 먹는 걸로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