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詩) 너라는 햇빛

해바라기 진 2023. 1. 27. 00:01

 

나는 가끔 이승훈 시인 교수님 문학 강의받던 그때가 떠 오른다. 장소는 서초구 어느 시인의

카페 다락방에서 문화생 20명 정도가 모여 강의를 받았다. 한국의 모더니즘에 대한 강의와
시평을 일일이 해
주셨던 그때를 떠올리며 지금은 먼 길 가고 안 계시지만 시인이 남기신
책이 나의 책장에 꽂혀 있기에 날마다 대하게 된다.
오늘 이승훈 시인의 "너라는 햇빛" 한편
시를 올립니다.
* 이 시는 2005년 時向19 집중조명 한국모더니즘
<너라는 햇빛>발표 시  -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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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라는 햇빛 / 이승훈  

  나는 네 속에 사라지고 싶었다 바람 부는 세상 너라는 꽃잎 속에 활활
불타고 싶었다 비 오는 세상 너라는 햇빛 속에 너라는 제비 속에 너라는
물결 속에 파묻히고 싶었다 눈 내리는 세상 너라는 봄날 속에 너라는
안갯속에 너라는 거울 속에 잠들고 싶었다 네가 피안이었으므로

 

  그러나 이제 너는 터미널 겨울 저녁 여섯 시 서초동에 켜지는 가로등 
내가 너를 괴롭혔다 인연은 바람이다  -생략-
오늘 도 떠돌다 가리라 그래도 생은 아름다웠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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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1942년 11월 8일 - 2018년 1월 16일

한양대학교 국어국문과 학사. 석사
연세대학교 대학원 박사
한양대학교 인문과학대학 국어국문과 교수

 

 

봄날 하동 정몽규 화가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