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흑구 수필 <보리>내용
한흑구 수필 <보리>내용
보리.
너는 차가운 땅 속에서 온 겨울을 자라왔다.
이미 한해도 저물어, 벼도 아무런 곡식도 남김 없이 다 거두어들인
뒤에 해도 짧은 늦은 가을 날, 농부는 밭을 갈고, 논을 잘 손질 하여서,
너를 차디찬 땅 속에 깊이 묻어 놓았었다.
차가움이 응결된 흙덩이들을, 호미와 고무래로 낱낱이 부숴가며,
농부는 너를 추위에 얼지 않도록 주의해서 굳고 차가운 땅 속에
깊이 묻어 놓았다.
너 보리는 그 순박하고, 참을성 많은 농부들과 함께 자라나고, 또한
농부들은 너를 심고, 너를 키우고, 너를 사랑하면서 살아간다.
보리, 항상 순박하고, 억세고 , 참을성 많은 농부들과 함께,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수필 <보리> 내용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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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선택한 '보리'라는 사물은 가장 한국적이면서 서민적이고, 애틋한
사랑으로 훈훈하게 덮혀 주면서도 억센의지로서의 희망을 일깨워 주었다.
한흑구는 보리 얘기를 하기 위해서 '보리'라는 사물을 선택한 게 아니고,
어디까지나 추운 겨울을 견뎌내는 보리처럼, 굽히지 않는 의지와 인고로써
조국 광복이라고 하는 영광된 그 한 날을 기다리는 우리 겨레의 억센 삶을
나타내기 위해서 차용했던 것으로 이글 내용을 해석 해 본다. -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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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흑구 1906년~1979
본명은 세광(世光). 평양 출생. 1928년숭인상업학교(崇仁商業學校)를 졸업하고
보성전문학교(普成專門學校) 상과에 입학하였다. 1929년 도미하여 시카고의
노스파크대학에서 영문학을, 템플대학에서 신문학을 전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