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찾습니다> 글을 읽고
<사람을 찾습니다> 글을 읽고
-작성 김길순-
사람을 찾습니다. 그는 어디서나 가장 확실한 사람의 구실을 해낼
수 있는 믿음직스러운 사람입니다. 그 사람은 얼른 보아서 잘생겼
다거나 못생겼다거나 하는 분별이 서지 않습니다.
그 모습은 어디선가 많이 본 듯 익숙하며, 어제보다는 오늘 본모습,
오늘 보다는 내일 보는 모습이 더 정겨운 그런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의 이마는 가을 하늘이 얽힌 산정(山頂)과 같이 시원하며,
그의 눈은 영원을 통찰하는 듯 멀고 깊습니다.
그 사람은 말을 아껴서 합니다. 많은 말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대중
앞에서 그럴듯하게 과시하지 않습니다.(생략)
나는 이와 비슷한 사람을 가끔가끔 만납니다. 그러나, 곧 그가 아님을
발견하게 되면 나는 다시 긴 유랑의 길을 떠나듯 그를 찾아 떠나곤
했습니다. -이향아의 <사람을 찾습니다>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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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대적 관계 속에서 살 수밖에 없는 인간이 절대자 또는 절대적인
세계를 추구하지만 결국은 인간이 처한 바의 한계 상황을 넘지 못한다고
하는 이치의 다양한 경우를 추출하여 재미있게 피력한 글이라 본다.
[ 이향아(李鄕莪) 시인 약력 ]
-1938년 충남 서천 출생
-1966년 [현대문학]지의 3회 추천을 받아 등단, 1998년 윤동주문학상 수상
-시집 [눈을 뜨는 연습(練習)][강물연가][꽃들은 진저리를 친다]
-호남대학교 명예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