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시조) 동백꽃처럼

해바라기 진 2023. 3. 12. 00:01

 

 

 

 동백꽃처럼 

                                    서숙희

 

흰 눈 위에 동백 한 송이 붉게 뛰어내렸다


다짐 같은 얼음 한 잎 가만히 깨물고서


단 한 번 연습 없이도 단정하게 마감한 생


놓아버린다는 것은 저처럼 선명한 것


어린 봄의 귓불 같은 차마 못 놓은 인연


깨끗한 살의殺意의 혀를, 꽃처럼 받고 싶다

 

『좋은시조』(2017,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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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매일신문》《부산일보》시조 등단.

〈한국시조작품상〉外

시집『물의 이빨』外

- 작성 김길순-

 

 

고효숙 동백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