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시) 기숙사 2116호 실에서

해바라기 진 2023. 3. 5. 00:01

 

 

 

기숙사 2116호 실에서

 

                         이상윤

 

1

심야에

정신 번쩍

먹물이 퍼진 사방

 

몸뚱이

어둠 한 폭에
돌돌 감겨 멍때리다

 

홀연히

천장과 옷장
마주하자
멀고도 가까워

 

2

커튼 틈푸르스름

갓밝이 차란차란

 

서늘한

황홀 속에

마비된 채 내리닫다

 

정지된 흐름의 끝은

꿈쩍 않는 해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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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문학 제165회 신인작품상 당선작 시조입니다.

 

당선소감 말 중에서- <기숙사 2116호실에서>를 짓게 된 계기가

떠 올랐습니다. 석사과정 때 기숙사 생활을 하던 어느 날 저는 깊은

밤에 잠이 깼습니다. 주위를 살피다가 홀연히 묘한 느낌과 심상을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포기했던 시조의 길을 다시 걷기로

결심했습니다. 과분한 영예를 주신 심사위원님께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겸허한 자세로 연마하여 나아가겠습니다. 란 당선 소감문을 간추려서

올렸습니다. - 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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