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詩) 봄은 고양이로다
해바라기 진
2023. 4. 5. 00:01
봄은 고양이로다
이장희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香氣)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生氣)가 뛰놀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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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들레르 시와의 연관성
프랑스의 보들레르는 고양이를 소재로 한 3편의 시에서 고양이를
관능적인 여인과 결부시켜 참신한 표현을 얻었다. 이장희는 고양이를
봄과 연결시킴으로 해서 당시 시단을 놀라게 하였다.
작가 소개 - 이장희(李章熙, 1900 ~ 1929)
시인. 본명 이장희(李樟熙). 1924년 ‘청천(靑天)의 유방(乳房)’, ‘실바람 지나간 뒤’를
“금성”에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작품은 많이 남기지 않았으나, 주로 깊은 감성(感性)
으로 섬세한 감각과 심미적인 이미지를 사용하여 시를 썼다. 대표작으로 ‘봄은 고양이로다’,
‘하일소경(夏日小景)’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