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시) 나무2

해바라기 진 2023. 12. 27. 00:01

 

 

 

 

나무

                                 오세영 2

 

나무도 기실 그렇게 해서

새끼를 치는 것이다.

겨울 산,

휘진 계곡을 찾아가 보아라.

나무와 나무가 벗은 몸으로

한데 엉클어져 있는 것을.

두툼한 눈을 깔고 누워

살과 살을 맞댄 채 뒹구는 나목들,

겨울은 나무들의 밤이다.

봄은 그들의 아침.

 

※ 시인은 겨울 산을 일종의 신방으로 상상한다. 나무들은 서로 사랑하는 부부이고, 두껍게 쌓인 눈은 이불이다. 겨울이란 긴 시간은 나무들이 옷을 벗고 사랑을 나누는 시간이고 겨울 산과 봄 산을 보는 것과는 다른, 나무와 또 우주와의 공감을 느끼게 해주는 즐거움과 깨달음을 준다.

 

 

 

 

겨울 나무들 구글 이미지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