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오동나무는 천년을 늙어도

해바라기 진 2024. 3. 8. 16:01

 

오동나무는 천년을 늙어도
                                                                                      김길순

오동나무는 천년을 늙어도 소리는 변함이 없고, 매화는 일생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고 했는데,
요즘은 그런 선비를 찾기 힘든다고 들었어요. 더 늙기 전에 노을이 한 번 아름답게 밝았다가 지듯이,
저도 엄한정 시인, 선생님처럼  곱고 맑은 시를 남기고 싶습니다.
(문학사계 봄호에서 황시인이 한말 중에서 발췌)


신석정 선생님께서 후학의 처녀시집 <조선소>를 보시고 "H군은 그의 주소를 청춘의 오전에 두고
정진하기를 바라되 바이마르에 침공해 온 나폴레옹에게 달려가 송시를 봉정한 괴테가 되기 전에
나폴레옹이 황제가 되었다는 말을 듣고 그에게 봉정하려던 악보를 찢어버린 베토벤적 시 정신을
끝내 가슴에 지니고 나아가 우리 시단에 새로운 등불이 되어주기를 바란다는, 훌륭한 말씀을 나도
감명 깊게 읽고 신석정시인, 시 한 편을 올리고자 합니다.


산수도 / 신석정

숲길 짙어 이끼 푸르고
나무 사이사이 강물이 희여

햇볕 어린 가지 끝에 산새 쉬고
흰 구름 한가히 하늘을 거닌다.

산가마귀소리 골짝에 잦은데
등너머 바람이 넘어 닥쳐와

굽어든 숲길을 돌아서 돌아서
시냇물 여운이 옥인 듯 맑아라.

푸른 산 푸른 산이 천 년만 가리
강물이 흘러 흘러 만 년만 가리

산수는 오로지 한 폭의 그림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