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시) 세월

해바라기 진 2024. 3. 13. 16:01

 

  세월  

                        신두업

그냥 흘러가는 줄 알았는데
나도 모르게 휩쓸려 갔고
내가 끌고 가는 줄 알았는데
나는 끌려가고 있었어

휩쓸리지 않으려 맞버티고
끌려가지 않으려 바둥거려도
막무가내 아우르며 내달리는 물결

수심이 깊어질 땐 이끼 낀 바위로
빠른 흐름엔 구르는 몽돌로
요동치는 세월의 물줄기

마침내 바다에 다다르자
성성한 백발 덥석 끌어안는 노을
그 붉은 입맞춤

※ 월간문학 2024년 3월호 661호에 실린 작품

 

구글 이미지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