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시) 꽃 그늘에서
해바라기 진
2024. 4. 15. 00:32
꽃 그늘에서
조지훈 시인
눈물은 속으로 숨고
웃음 겉으로 피라
우거진 꽃송이 아래
조촐히 굴르는 산골 물소리......
바람 소리 곳고리 소리
어지러이 덧덮인 꽃잎새 꽃낭구
꽃다움 아래로
말없이 흐르는 물
아하 그것은
내 마음의 가장 큰 설움이러라
허잔한 두어 줄 글 이것이
어찌타 내 청춘의 모두가 되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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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록파의 한 사람으로 명시를 많이 남긴 조지훈의 시는 주로 자연, 무속, 선을 소재로 한 민족다운 색채가 짙고 불교 세계를 향한 관심은 종교의식을 일깨워 작품에 반영되었다. 박목월과 박두진을 비롯한 다른 청록파 시인이 후에 시 세계를 근본으로 변혁했는데 조지훈은 초기 자연과 친화한 시 세계를 꽤 많이 유지하였다. 1956년 자유문학상을 받았다. 그 후로도 활발히 문학 활동을 하며 고려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던 중 1968년 5월 고혈압으로 토혈한 후 입원, 고혈압과 기관지확장증의 합병증으로 5월 17일 49세의 젊은 나이로 끝내 타계했다.
시집으로 《청록집》과 《조지훈 시선》이 있고 수필집 《창에 기대어》, 논문집 《한국 민족운동사》 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