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같이
해바라기 진
2025. 3. 18. 00:01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같이
김영랑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 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우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시의 가슴 살포시 젓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메랄드 얄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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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에서 나타난 돌담, 햇살, 풀, 샘물, 고운 봄, 하늘,
새악시, 볼, 부끄럼, 시의 가슴, 물결, 에메랄드, 실비단, 등의 사물의
소성은 이미 이 시인의 의식세계에 내제해
있었던 요소라는 해석이 가능하겠습니다.
- 초판본 「永郞詩集」(김윤식 지음, 시문학사 발행, 1935년) 중에서
- 김영랑(본명 김윤식, 1903~1950, 전남 강진 출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