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우정은 산길 같아서

해바라기 진 2025. 6. 7. 00:01

 

우정은 산길 같아서

 

                                                                                                          김길순

 

   중1 때 지방에서 서울로 전학 와서 동대문 밖 창신동에서 나는 오빠와 언니와 함께 자취하며

학교를 다녔다. 마을 길을 지나면 창신동 돌산 깎는 트럭이 줄을 이었다. 창신동 뒷산 넘어가는

길엔 울창한 숲도 있고 채소 밭도 있었다. 새벽이면 두부 장수 종소리가 잠을 깨웠다. 모두가

부지런함이 새벽부터 창신동은 시시각각으로 분주하였다.

 

   그때 함께 학교를 다녔던 반 짝꿍이 지금은 한국 문단에 이름을 우뚝 남기고 있다. 여고 2년 때

어느 날 수업 시간에 울면서 들어온 친구, 사연은 며칠 전 아빠가 낚시터에서 낚시를 하시다 갑자기

고혈압으로 돌아가셨다고 해서 반 친구들이 모두 운 기억이 난다.

당시 친구의 어머니는 돌아가신 상태였다.

 

   그 후부터 친구는 시를 쓰기 시작해서 계속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첫 작품 <산나리꽃> 제목도

기억이 떠오른다. 대학을 각각 다른 학교로 간 후 소식이 뜸해질 무렵 창신동 이웃에 살았던 짝꿍 친구가

그리워 찾아갔었다. 그때 아기자기 조밀한 집들은 다 사라지고 빌딩만 즐비해 있었다.

 

   환갑을 넘어서 다시 친구를 찾게 되었다. 문인협회 주소록을 보고 강동문인협회 모임이 있는 날

찾아가서 만나게 되었다. 친구의 권유로 시 한 편도 낭송하였고, 그날 이후로 지금까지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우정은 산길 같다고 했다. 자주 만나면 길이 나지만 만나지 않으면 산길은 사라진다고.

 

 

 

창신동 옛풍경 구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