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보기
푸켓의 뜸부기 소리
해바라기 진
2012. 4. 22. 17:11
푸켓의 뜸부기 소리
김길순
꼭 우리나라에서 듣던 뜸부기 소리 같은데 한 음이 더 길게 들렸다. 뜸뜸 북 뜸뜸 북- 세 마디로
일정하게 나무 위 어딘가에 앉아 소릴 내며 인삿말을 하는 듯 했다. 와! 초저녁이 되자 비가 쏟아
지면서 뇌성벽력이 창문을 흔들 때 야자나무는 허리를 마구 흔들어대었다.
축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의 이파리가를 볼 때 여인의 머리키락처럼 느껴졌었는데, 야자나무 이파리는
여자의 머리를 빗는 빗처럼 젖은 머리를 계속 빗어주며 빗물이 뚜두둑 떨어지게 했다.
뜸부기야 어느 나무에 앉아있니? 우거진 풀숲에 숨어있니? 이 쪽 창가를 바라보고 있니? 비는 퍼붓
는데 청명한 아침이 되자 맑은 노래가 또 들려 왔다. 뜸뜸 북 뜸뜸 북- 여기 있어요. 하고
잊지 못할 뜸부기 소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