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시) 사랑 초서
    나의 이야기 2024. 10. 4. 00:01

     

     

     

     

    사 랑 초 서

     

                 詩 김남조

     

    1

     

    사랑하지 않으면

    착한 여자가 못 된다

    소망하는 여자도 못 된다

    사랑하면

    우물곁에 목말라 죽는

    그녀 된다

     

    2

     

    하늘땅 끝머리

    저승만이나 먼먼 집에

    아침엔

    햇빛 나르고

    저녁엔

    바람 나르고

     

    3

     

    너무 굶기면 사랑도 죽네

    더운 물을 삼켜도 가슴 추운

    병이 깊어

    내 사랑, 사랑이여

    눈 감았음을

     

    4

     

    먼 길 긴 시름으로

    새 풀 초당에 임 돌아오시면

    온천지 불혀이네

    어질머리의 눈물 나는

    교회당이네

     

     

    5 

     

    소리 없이 뿜기는 샘물

    소리 없이 엉기는 이슬

    이쯤의 것이네

    젖어서 전기가 와도

    침묵 안의 것이네

     

    6

     

    나를 먹이는 사람

    원자로 먹이는 사람

    불씨 한 점으로

    해돋이 저녁노을

    다 불 붙이네

     

    7

     

    탄생에 축복을

    만남과 헤어짐에 축복을

    죽음에 더 축복을

    사랑에겐 사랑을

    보태어주소서 주여.

     

    8

     

    말은 잔모래

    물결에 쓸리는 돌의 포말

    말로선 못 가는 수평선에

    이름으로 못 부를

    사람 하나 있다.

     

     

    9

     

    오늘은 사랑이 내 인격이다

    아니, 모든 날에

    사랑이 내 인격였다.

     

    10

     

    사랑은 관습의 세력

    되풀이하는 해후

    세 번 세상의 同一靈肉

     

    11

     

    마음에 대답하는 마음

    영혼에 산울림 하는 영혼

    이를 생각만 해도 나는 운다

    굶주렸고 바보인

    아이처럼

    ********************************


    제8시집<사랑 초서>는 수식어가 극도로 절제된<사랑 초서8>이다. 현란하고 수다스러운

    말 잔치가 아니라, 선불교에서 말하는 '기어(綺語)의 죄'에서 사뭇 자유로운 원초적 시어들의 한 떨기다.

    2024년 월간문학 10월호 (이 시대의 산실 / 김봉군 문학평론가)

    - 작성 김길순-

     

     

     

     

    구글 이미지 발췌

     

     

    오늘은 오전에 단체모임 나들이 나갔다 오후에 돌아와서 오신분께 찾아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주 황학산 수목원의 가을 꽃들  (68) 2024.10.06
    (동시) 운동화 한 짝  (79) 2024.10.05
    개천절에 대하여 알아본다  (93) 2024.10.03
    법정 스님의 설해목(雪害木)  (89) 2024.10.02
    (시) 내 노래에 날개가 있다면  (84) 2024.10.01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