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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아버지 장날 외 1편나의 이야기 2025. 7. 13. 00:01
※ 계간문예 신인상시조 당선작 아버지 장날 김용락 가슴속 깊은 곳에 묻어둔 추억들을어느 날 끄집어내 기억을 소환하고그리운 어릴 적 발길 어렴풋이 찾는다 세월에 실어 보낸 작아진 옛 기억들해지면 빈손으로 떠날 날 생각하며아버지 장날 가시듯 안식처를 만드네 돌아갈 그날 일을 가슴에 새기면서설레던 산들바람 고운 옷 갈아입은부모님 찾아오려나 임 마중을 나서네 *************** 산딸기 韻 김용락 한적한 산모통이 외진 길 언저리에산자락 베고 누워 수줍게 웃음 짓고하늘을 올려다보며 깨어날 줄 모르고 옛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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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에 대하여나의 이야기 2025. 7. 12. 00:01
아픔에 대하여 박영교 정말 내 살아온 편력은생각할 수록 가슴 저리고손발이 저리면서 아픕니다. 밤하늘의 별처럼 근심이 많아도표현할 수 없고 혼자서알고만 있어야하는 나였습니다.돌아보면 아픔도 그리움이고슬픔도 그리움이며그리움도 아픔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내 살아서숨 쉬는 것도진실한 내 맘속에 살아있는나의 숨소릴 들으며상처를 치료하고 있습니다. -(아픔에 대하여 전문) ********************************************** 봄 박영교 또 왔구먼, 이 고운 계절이은근히 기다렸지, 괜히에미가 담아준 김치에 쌈 싸 먹고피는 매화 보며 햇살에 눈감으면다 괜찮지, 참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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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나의 이야기 2025. 7. 11. 00:20
신록 김길순 7월도 중순으로 가고 있다. 능소화꽃이 곱게 담장을 장식하고 눈부시도록찬란한 신록의 7월이다. 장마라고 하지만 간간이 비 몇방울 내리더니 불볕더위만 계속되는 요즘이다. 신록은 계절따라 색깔의 농도가 다르다. 봄은 연두색 식물 4,5월은 눈 부시도록 찬란한 신록이요. 이제 7월이 진초록 자연이지만 점점 깊어지면 나뭇잎들은 검초록으로 물든다. 요즘의 신록은 더할 나위없이 아름답다. 능소화꽃이 담장을 장식할 때 내 가슴도 꽃물이 든다.나무마다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는 하이네의 시처럼아름다운 초록 빛 용마산 자락에서 자연을 예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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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에 물들다 외 1편나의 이야기 2025. 7. 10. 00:01
※ 계간문예여름호 신인시 당선작 역설에 물들다 외 1편 / 이규성 강변을 걷는다 저 아래 보에 갇힌 강물은은빛으로 고요하고주변의 나무들은 푸르다모든 게 안정돼 보이지만내 마음은 자꾸 흔들린다 저 강의 보를 헐어 버리면강은 바닥을 드러내고나무는 목말라하며 꽃은 시들겠지 내 생각의 벽이 무너지면 인생도말라버린 강처럼 황량해질 게다 ***************************************** 버드나무의 죽음 어느 개인 날이었어 늘 걷던 강변에 버드나무 한 그루가 있었지. 그 나무는 주변 버드나무들보다 잘 생겼지. 좌우가 대칭이고 줄기들이 곧고 키도 큰 편이었어. 강둑의 경사면에 제대로 자리를 잡고 나날이 몰라볼 만큼 크게 잘 자라고 있었지. 그 나무 아래 지날 때면 가지들이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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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꽃나의 이야기 2025. 7. 9. 00:01
달맞이꽃 박정대 달빛 한 줄기 없는 다락방에서추억의 꽃씨처럼 누워어린 시절의 달맞이꽃으로 피어난들누가 눈치채기나 할까요푸른 눈을 반짝이며 밤의 기둥을 깎아저 먼 은하수로 통하는 동굴을파고 있는 생쥐들을 보고 있노라면신기해요,저 튼튼하고 긴 앞니의 자유열 손가락 꼽아본들 나에겐 그런 신기한재주도 없어그저 풀썩거리며 먼지만 내다 만 하루노을을 접어 뒤춤에 구겨넣지요문을 열고 나가 사랑을 하고돌아와 문을 닫고 그리워하는 건흔하디흔한 습관성 발작달빛 한 줄기 없는 다락방에서추억의 꽃씨처럼 누워어린 시절의 달맞이꽃으로 피어난들누가 눈치채기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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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공생 1나의 이야기 2025. 7. 8. 00:01
AI-공생 1 이인철이제 나는새로 제작된 기계 몸에내 뇌를 이식하면 된다 체온을 가진 사람의 육체는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신경 전달 장치는 어떤 금속 몸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안으로 음식을 넘기지 못했던엄마의 고통이 생각난다아직 가보지 못한 길이지만기계의 몸으로 바꾼 오늘이나의 생일이야축하해줘 *시집 『AI 인류』 2025년 시인수첩 시인선 이인철 시인순창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중퇴. 2003 심상 등단. 시집 『회색 병동』 『AI 인류』 현재 《시인수첩》 (주)여우난골 발행인.[출처] AI-공생 1/ 이인철 -마경덕 카페에서 발췌해 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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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나의 이야기 2025. 7. 7. 00:01
바닷가에서 오세영 사는 길이 높고 가파르거든바닷가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아라.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이하나 되어 가득히 차오르는 수평선,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자가 얻는 평안이 거기 있다. 사는 길이 어둡고 막막하거든바닷가아득히 지는 일몰을 보아라어둠 속으로 고이는 빛이마침내 밝히는 여명.스스로 자신을 포기하는 자가 얻는 충족이거기 있다. 사는 길이 슬프고 외롭거든바닷가.가물가물 멀리 떠 있는 섬을 보아라.홀로 견디는 것은 순결한 것.멀리 있는 것은 아름다운 것.스스로 자신을 감내하는 자의 의지가거기 있다. 출생 1942년 5월 2일, 전남 영광군. 소속서울대학교 명예교수학력서울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 박사데뷔 1968년 현대문학 '잠 깨는 추상' 등단경력서울대학교 명예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