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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핀 장미나의 이야기 2026. 9. 23. 00:00
길가에 핀 장미 유희숙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여름 앞에 서 었지 설레는 숨소리는 꿈을 깁고잔주름에 숨긴 그리움은시간이 쌓일수록 짙어지고 있었지 거리에는 이별을 재촉하는 비가 내려가는데 다가오는 누군가에게꺾어지면 그뿐함부로 넘본 들어쩔 수 있을까 하지만아련한 향기와 빛깔아픈 가시까지도오롯이 사랑했던 그 사람뜨거운 눈물로 만나러 올까 ****************************************************유희숙2021년 월간문학 등단. 시집(시선의 끝). 전국시낭송대회 금상 수상.출생 및 학력: 서울 출생, 건국대학교 가정대학 의상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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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꽃 당신나의 이야기 2026. 9. 22. 00:00
사과 꽃 당신 금별뫼 사과는 하늘에 매달리고내 눈은 사과에 매달려 있습니다. 그가 피워낸 흰꽃 그늘 같은그런 시간을 믿었는데 한동안 못본 사이에 흰꽃이분홍빛으로 변해가고 있군요 뿌리 없는 것들의 얼굴일까요 나는 분홍빛 그늘로 가지 않았습니다 눈을 뜨게 하는지말게 하는지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구월이 오는 소리 분홍빛 당신도 천천히 저물어가겠지요 * 금별뫼 2004년 시와사람 등단 시집(문턱)(바람의 자물쇠)등위의 시는 계간문예2026 가을호 85호에 실린 시다. ******************************************** 전남 강진에서 태어났다광주대학교를 졸업하고 단국대학원에서『김영랑 시의 창작방법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2004년 《시와사람》에서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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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망하지 않는다나의 이야기 2026. 9. 21. 00:00
지구는 망하지 않는다 공광규 지구는 망하지 않는다내가 퇴근해 잠자리에 들려는 시간지구 반대편 누군가는잠에서 깨어나 일터로 출근 하기 때문이다 지구는 망하지 않는다내가 매연을 뿜어대며 고속도로를 달릴 때지구 반대편 누군가는자전거 타고 흙길을 달리기 때문이다 지구는 망하지 않는다80억 인구 중 반드시 한 사람 이상은항상 눈을 뜨고 있어누구도 지구를 훔쳐갈 수 없기 때문이다 *******************************************※공광규 시인은 1960년 서울 출생으로 충남 청양에서 성장했다.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으며,1986년 동서문학등단, 시집(담장을 허물다)등, 현대불교문학상 수상.위 작품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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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리의 파도나의 이야기 2026. 9. 19. 00:00
대포리의 파도 이 솔 백 사람이 손을 잡고 달려온다백사람의 백 배의 사람이 손에 손잡고 달려온다있는 힘 다해 소리소리 지르며 모랫바닥에 곤두박질한다앞줄이 무너지면 뒷줄이 걸려 엎어진다파도는 끊인 없이 할퀴며 장렬하게 빨려든다거대한 인해전술이다꽹과리 소리에 떠밀려멈출 수 없는 절대복종 산 너머 산숲을 헤치며 칡덩굴에 걸려 뒹군다그 어머니의 딸이 산을 넘는다산을 넘기 위해 산을 넘는, 아무리 소리소리 지르고온몸으로 뒹굴어도파도는 대포항을 떠나지 못한다 ************ 1941년 함남 함흥 출생(경기도 군포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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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없는 노래나의 이야기 2026. 9. 18. 00:00
이별 없는 노래 신효석 그때, 서로 손 맞잡고얼굴도 부비고, 때론 샘 속에 그림자로기어들어 온 자작나무 가지에서 그네를 훌쩍엇! 휙 몸 쓸려, 물, 내려간다.손 놓치지 않으려 졸졸졸이어져 이어져 달린다. 소리치며 뛴다. 바다, 바다에서도 소리가 들린다. ********************************************* 꽃을 보며 신효석꽃은그냥피는게아니다 때가되도록 참을 줄 안다 꽃대하나오르는뿌리 속에는해가 있고 달이 있고 그리움도꽃처럼마음속에서그냥 피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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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처마 밑에 꽃피는 빗소리나의 이야기 2026. 9. 17. 00:00
한옥 처마 밑에 꽃피는 빗소리 신달자기와에 내리는 빗소리는북소리마냥 두들기고그 소리 처마 밑에서 꽃처럼 흘러내리네한 뼘 마당에 내리는 비가 내 안으로 흘러들어흘러간 시간들을 불러 모으네저런 악기가 내 어릴 적에도 있었다빗소리 콩닥콩닥 뛰었네열세 살 잠 안 오고저녁 잘 먹었는데 배고프고자꾸 담 너머 누가 부르는 것 같을 때설 설 설 스르르 주릇 우릇비 내릴 때장독대 옆 맨드라미가 내 맘 다 안다고휘드득 웃었다오늘 저 처마 밑에 피어나는 꽃들의 소곤거림보던 책을 밀치고음계를 맞추며 종일 비와 함께 나 피어나네 *******************************************************신달자경남 거창 출생. 196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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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는 일나의 이야기 2026. 9. 16. 00:00
제18회 복숭아문학상 수상작 (시 부문) 최우수상익는 일 / 이다연 복숭아는 꽃이었던 시간을 쉽게 말하지 않는다.가지 끝에서 바람을 견디며비에 젖은 날과 햇빛이 지나간 날을조용히 과육 속에 겹쳐 두었다가,여름 한가운데서야 비로소 향기로 대답한다.사람들은 붉어진 껍질만 보고잘 익었다고 말하지만,실은 가장 오래 익는 것은 보이지 않는 안쪽이다.단단한 씨앗은 끝내 입을 열지 않고,과육만이 제 몸을 풀어 계절을 설명한다.칼을 대는 순간복숭아는 둘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숨겨 두었던 시간을 펼쳐 보인다.손끝을 적시는 과즙은 달콤하지만,그 맛에는 오래 견딘 침묵이 먼저 녹아 있다.먹고 난 자리에는씨앗 하나와 옅은 향기만 남는다.사라진 줄 알았던 여름은버려지지 않은 그 단단한 중심에서다음 계절을 조용히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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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를 세우다나의 이야기 2026. 9. 15. 00:00
뼈를 세우다 김이수 남원추어탕 집 입구수족관을 꽉 채운 미꾸라지쉬지않고 몸을 뒤챈다 파고들 논두렁이 없어바닥에 켜켜이 포개지거나서로의 틈을 파고든다 물살을 헤집는 힘찬 꼬리들물방울이 튄다살기 위한 몸부림이 손등에 닿는다 가마솥으로 향하는 순간까지몸을 휘젓던 꼬리들 끈적끈적한 점액질과 유연한 몸짓이뚝배기에 녹아모락모락 김을 올린다 식당 주방에서 완성된 추어탕국물을 뒤적여도뼈는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뼈를 먹고사람들은 제 몸의 뼈를 세운다[출처] 신인추천 당선작- 마경덕 카페에서 발췌작성자 김길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