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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리의 파도나의 이야기 2026. 9. 19. 00:00
대포리의 파도 이 솔 백 사람이 손을 잡고 달려온다백사람의 백 배의 사람이 손에 손잡고 달려온다있는 힘 다해 소리소리 지르며 모랫바닥에 곤두박질한다앞줄이 무너지면 뒷줄이 걸려 엎어진다파도는 끊인 없이 할퀴며 장렬하게 빨려든다거대한 인해전술이다꽹과리 소리에 떠밀려멈출 수 없는 절대복종 산 너머 산숲을 헤치며 칡덩굴에 걸려 뒹군다그 어머니의 딸이 산을 넘는다산을 넘기 위해 산을 넘는, 아무리 소리소리 지르고온몸으로 뒹굴어도파도는 대포항을 떠나지 못한다 ************ 1941년 함남 함흥 출생(경기도 군포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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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없는 노래나의 이야기 2026. 9. 18. 00:00
이별 없는 노래 신효석 그때, 서로 손 맞잡고얼굴도 부비고, 때론 샘 속에 그림자로기어들어 온 자작나무 가지에서 그네를 훌쩍엇! 휙 몸 쓸려, 물, 내려간다.손 놓치지 않으려 졸졸졸이어져 이어져 달린다. 소리치며 뛴다. 바다, 바다에서도 소리가 들린다. ********************************************* 꽃을 보며 신효석꽃은그냥피는게아니다 때가되도록 참을 줄 안다 꽃대하나오르는뿌리 속에는해가 있고 달이 있고 그리움도꽃처럼마음속에서그냥 피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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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처마 밑에 꽃피는 빗소리나의 이야기 2026. 9. 17. 00:00
한옥 처마 밑에 꽃피는 빗소리 신달자기와에 내리는 빗소리는북소리마냥 두들기고그 소리 처마 밑에서 꽃처럼 흘러내리네한 뼘 마당에 내리는 비가 내 안으로 흘러들어흘러간 시간들을 불러 모으네저런 악기가 내 어릴 적에도 있었다빗소리 콩닥콩닥 뛰었네열세 살 잠 안 오고저녁 잘 먹었는데 배고프고자꾸 담 너머 누가 부르는 것 같을 때설 설 설 스르르 주릇 우릇비 내릴 때장독대 옆 맨드라미가 내 맘 다 안다고휘드득 웃었다오늘 저 처마 밑에 피어나는 꽃들의 소곤거림보던 책을 밀치고음계를 맞추며 종일 비와 함께 나 피어나네 *******************************************************신달자경남 거창 출생. 196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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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는 일나의 이야기 2026. 9. 16. 00:00
제18회 복숭아문학상 수상작 (시 부문) 최우수상익는 일 / 이다연 복숭아는 꽃이었던 시간을 쉽게 말하지 않는다.가지 끝에서 바람을 견디며비에 젖은 날과 햇빛이 지나간 날을조용히 과육 속에 겹쳐 두었다가,여름 한가운데서야 비로소 향기로 대답한다.사람들은 붉어진 껍질만 보고잘 익었다고 말하지만,실은 가장 오래 익는 것은 보이지 않는 안쪽이다.단단한 씨앗은 끝내 입을 열지 않고,과육만이 제 몸을 풀어 계절을 설명한다.칼을 대는 순간복숭아는 둘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숨겨 두었던 시간을 펼쳐 보인다.손끝을 적시는 과즙은 달콤하지만,그 맛에는 오래 견딘 침묵이 먼저 녹아 있다.먹고 난 자리에는씨앗 하나와 옅은 향기만 남는다.사라진 줄 알았던 여름은버려지지 않은 그 단단한 중심에서다음 계절을 조용히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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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를 세우다나의 이야기 2026. 9. 15. 00:00
뼈를 세우다 김이수 남원추어탕 집 입구수족관을 꽉 채운 미꾸라지쉬지않고 몸을 뒤챈다 파고들 논두렁이 없어바닥에 켜켜이 포개지거나서로의 틈을 파고든다 물살을 헤집는 힘찬 꼬리들물방울이 튄다살기 위한 몸부림이 손등에 닿는다 가마솥으로 향하는 순간까지몸을 휘젓던 꼬리들 끈적끈적한 점액질과 유연한 몸짓이뚝배기에 녹아모락모락 김을 올린다 식당 주방에서 완성된 추어탕국물을 뒤적여도뼈는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뼈를 먹고사람들은 제 몸의 뼈를 세운다[출처] 신인추천 당선작- 마경덕 카페에서 발췌작성자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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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의 위엄나의 이야기 2026. 9. 14. 00:00
명품의 위엄 마경덕 길에서 만난 중고 가방들, 마구잡이로 자동차 트렁크에 쌓여있다. 어쩌다 여기까지 흘러왔을까. 속을 다 비운 이름 없는 가방들 좁은 공간에서 서로를 짓누르며 숨이 막힌다. 이름 하나로 버텨온 손때 묻은 가죽가방. 헌 가방을 깔고 뭉갠다. 주인은 잃었지만 보란 듯 상표를 내밀고 맨 위에 앉아 우월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어림없다는 듯, 허름한 가방 하나 그 위에 올라타 명품의 체면을 구기고 있다. ************************************************************************************** ◆ 에세이집 중에서 출처-마경덕 카페에서 옮겨왔음 -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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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인천강지곡>은나의 이야기 2026. 9. 13. 00:00
월인천강지곡 / 작성 김길순월인천강지곡>은 세종대왕이 한글로 지은 최초의 불교 서사시로서, 불교 경전 중 하나로 수양대군이 편찬한 석보상절(釋譜詳節)>을 읽고 한글로 찬탄한 책이다. 월인천강지곡>은 훈민정음으로 기록된 최초의 한글 활자본으로, 원문은 1447년에 인쇄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석보상절(釋譜詳節)>과 함께 합편돼, 세조 등극 후 월인석보(月印釋譜)>로 간행됐다. 월인석보>에 전하는 석보상절서>에 의하면, 수양대군이 석보상절>을 지어 올리자, 이를 본 세종이 석보상절>의 내용에 맞추어 부처의 공덕을 칭송해 읊은 서사시이다. 月印千江之曲. 제목을 해석하면 '달이 즈믄[1] 가람에 비치는 노래'이다.조선 세종대왕이 수양대군이 지은 석보상절을 본 후, 각 구절마다 찬가찬송의 형식으로 직접 지은 송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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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설기 피자나의 이야기 2026. 9. 12. 00:00
떡 설기 피자 / 김길순 요즘 시중 떡집에서 기존떡은 뒤로하고 떡설기 피자를 유행시키고 있다.아침 일찍부터 설기 사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호기심에 나도 한 번 먹어 봐야지 하고 사 먹어 봤는데 빵맛. 떡맛이 섞여 있었다. 가운데 꿀 쨈을 넣어 피자 같이 쫀득한 맛도 있었다. 하나에 2천 원이다. 두 개를 먹었는데 점심 요기가 된 것 같았다.떡설기 파는 집은 요즘 오후 3시만 되어도 다 팔고 문을 닫는다.오후 열시까지 떡을 뜨리 하려고 기다리는 그 모습은 사라졌다. 잠깐 히트치고 사라지려는지 떡집 매대에 우리 고유의 떡이 다시 자리 잡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가족의 사랑과 어머니가 빚어준 반달송편 보기만 해도 눈물이 글썽이는 추석 송편이었지. 추석 날 색색 예쁜 송편 오래 전 옛 맛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