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영혼이 봄눈 뜬 날 김길순 민들레 피는 봄이 찾아오기 전인데 마른나무에 물이 오르고 있는 걸 새들은 먼저 아나봐. 지지 배배 노래하며 무더기지어 날아와 가지에 앉기에 아! 무슨 일이라도 새들에게 생기는 건가. 쳐다보는 순간 스쳐 지나가는 봄바람 문득 내 영혼이 봄눈을 뜨고 있..
동백꽃에 대하여 김길순 가슴에 아련한 사랑을 나타내는 핏빛 같이 진한 동백꽃 어느 섬마을 아낙이 육지로 간 남편을 기다리다 지쳐 몸져누웠다가 하늘나라로 갔는데 얼마 후 남편이 돌아와 그 무덤가에서 애절하게 흐느껴 운 후 쳐다보니 무덤 한가운데 빨간 꽃이 피어있었다는 꽃말..
봄비를 기다리는 마음 김길순 봄은 다리가 아픈가봐 하더니 봄햇살이 뉘엿뉘엿 창살에 굴절되어 비쳐오네요. 꽃바람 봄소식이 남녘에서 온다던데 오늘 우수가 지나면 성큼 다가오겠지요. 거실 밖 베란다로 나가기 위한 화분 물을 뿌리며 꿈을기르네요. 꽃망울에 분무기 이슬을 뿌려주며..
벽시계를 보며 김길순 괘종시계가 은은한 소리로 시간을 알려 주더니 언제는 뻐꾹 시계가 뻐꾹 하며 인사를 알려 주기도 했었지. 그도 저도 모두가 소음에 질려 거리의 확성기며 예배당의 종소리며 모두 소음 절제를 시켰었지. 한 때는 길을 가다 보면 엘리제를 위하여 베토벤 피아노곡..
산이 날 에워싸고 / 박목월 산이 날 에워싸고 씨나 뿌리며 살아라 한다 밭이나 갈며 살아라 한다 어느 짧은 산자락에 집을 모아 아들 낳고 딸을 낳고 흙담 안팎에 호박 심고 들찔레처럼 살아라 한다 쑥대밭처럼 살아라 한다 산이 날 에워싸고 그믐달처럼 사위어지는 목숨 그믐달처럼 살아..
달과 별이 빛나는 밤 김길순 세상이 어두울수록 달과 별빛은 더욱 빛이 나네. 달은 천천히 걷는 걸음걸이로 머리위를 스쳐 지나간다면 별빛은 어두운 밤하늘에 보석처럼 반짝이다가 아득히 멀어져 가네. 지상에 모든 위인들이 별처럼 사라져갔어도 그들의 발자취는 마음의 별이 되어 우..
봄바다 김길순 바닷가 갯벌에도 봄기운이 기지게를 펴고 있다. 갈매기 날고 소금내 모래틈 사이로 솔솔 풍겨 내면서 방게가 물 거품 내어 품는다. 저녁이면 빨갛게 타는 노을이 동행해주는 봄 해변 봄기운에 마음은 해초 바람에 젖는다. 파도는 날마다 소금을 몰고 온다. 사진은 김경성시..
세상이 힘들 때에는 김길순 세상이 힘들 때는 이를 악물고 라도 산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이 통하지 않는 곳은 치과입니다. 치과에 가면 진료 대에 누워야 함은 피 할 수 없지요. 사르릉 이빨 치료 소리를 들으면 미리 심장이 뛰기 시작합니다. 이를 악물고 참고 싶지만 치료 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