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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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에 대하여나의 이야기 2022. 12. 12. 00:01
흙에 대하여 김길순 흙에서는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땀을 흘리면 땀을 흘린 만큼 거둔다. 흙은 적당히 눈치 보는 일도 없고 잘 보이려고 할 필요도 없다. 우리들이 밟고 다니는 땅, 모든 동물-짐승들 까지도 마음대로 밟고 다니는 흙은 누가 뭐라 해도 피동적인 사물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능동적인 우리들 모두가 그 흙 속으로 들어가고야 만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가 없다. 우리의 조상들이 그래 왔고 모든 인류가 그래 왔기 때문에 우리도 언젠가는 한줌의 흙으로 돌아가게 된다. 흙은 무표정하지만 그 흙에서 비롯된 자연 만물은 여러 형태의 아름다운 표정으로 나타난다. 흙은 오로지 자연 그대로 정직하게 싹을 틔우고 열매를 열리게 하면서 영원히 존재할 따름이다. 흙은 겨울날 청보리 뿌리를 내리게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