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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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외갓집나의 이야기 2023. 3. 11. 00:01
2023년 <동양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윤연옥 외갓집 윤연옥 낡은 일기장에는 작은 파편들이 널려있고 가을이 데려 온 바람 놀다간 자리서 햇볕 냄새가 난다 툇마루서 뒹굴던 고슬한 추억 손바닥으로 만지고 쓸어보면 햇살처럼 보드랍고 따뜻해 속절없이 내려놓는 한조각 그리움 찬바람 불어 시린 속 일상 허기 달래면 동강 난 필름 마주보고 웃는다 장독대 항아리 속 웅크리고 있던 홍시 외할머니 손에서 단내를 풍기고 까치밥 쪼던 까치 한낮 풍경이 되다 꼬물대며 하냥 기어가는 사랑의 자취들 우화의 날갯짓 소리에 불빛 찬란하게 몸 바꾼 뜨락 가뭇없이 떠나가는 파편 한 조각 집어 들고 무심의 공덕이라 해조음에 하늘만 본다 -작성 김길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