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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마치고 돌아오는 귀경길은 복잡하지만 만남의 사연들을 마음에 담고 오기에
가뿐하리라 봅니다. 추석에 관한 시 두 편을 올립니다. -작성 김길순-
추석
이성복
밤하늘 하도 푸르러
선돌바위 앞에 앉아 밤새도록 빨래나 했으면 좋겠다
흰 옥양목 쳐대 빨고 나면 누런 삼베 헹구어 빨고
가슴에 물 한번 끼얹고
하염없는 자유형으로 지하 고성소까지 왕복했으면 좋겠다
갔다 와도 또 가고 싶으면 다시 갔다 오지
여태 살았지만
언제 살았다는 느낌 한번 들었던가
추석날이남일
잘 이룬 차례상을 올리고
풍성하게 익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하늘보다 높은 날
꿈을 못 이룬 들 어떠랴.
조금 늦어진들 어떠랴.
꽃향기보다
언제나 꽃 피우는 시간은 길었다.
우리는 이루는 것보다
이루기 위해 살지 않았는가.
이룬 기쁨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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