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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오세영 2
나무도 기실 그렇게 해서
새끼를 치는 것이다.
겨울 산,
휘진 계곡을 찾아가 보아라.
나무와 나무가 벗은 몸으로
한데 엉클어져 있는 것을.
두툼한 눈을 깔고 누워
살과 살을 맞댄 채 뒹구는 나목들,
겨울은 나무들의 밤이다.
봄은 그들의 아침.
※ 시인은 겨울 산을 일종의 신방으로 상상한다. 나무들은 서로 사랑하는 부부이고, 두껍게 쌓인 눈은 이불이다. 겨울이란 긴 시간은 나무들이 옷을 벗고 사랑을 나누는 시간이고 겨울 산과 봄 산을 보는 것과는 다른, 나무와 또 우주와의 공감을 느끼게 해주는 즐거움과 깨달음을 준다.
겨울 나무들 구글 이미지 발췌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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